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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판소리 (2001. 4.30 조선일보)
작성자|관리자 등록일|2010-04-07 조회수|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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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판소리 (2001.4.30 조선일보 NK 리포트 발췌)

 

북한에는 판소리가 없다.

이는 전적으로 김일성 주석이 남도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판소리를 ‘쐑소리'(濁聲)라 하여 폄하한 데서 기인한다.

북한에서는 60년대 초 민족음악, 특히 민요의 발전방향을 놓고 내부적으로 격렬한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논쟁의 초점은 민족음악의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데 맞춰졌는데, 크게 서도창과 남도창으로 견해가 갈리고 있었다.

당시 북한 국악계는 남쪽 출신 예술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었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많은 예술인들이 6.25전쟁 때 북으로 들어가 국악계를 석권하다시피한 것이다. 이들은 창극 춘향전과 심청전, 배뱅잇굿 등을 무대에 올려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국악계를 장악하고 있던 남쪽 출신들은 남도창이 중심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고 본 바닥 출신들은 그들대로 서도창을 고집했다.

 

논쟁은 김일성이 나서 서도창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매듭지어졌다. 김일성은 64년 11월 문학예술부문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민족음악은 민요를 바탕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좋다고 지적하면서 서도민요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판소리는 너무 옛날 것이기 때문에 흥미가 없다. 남도창은 양반들이 갓 쓰고 당나귀를 타고 다니던 시절에 술이나 마시면서 앉아서 흥얼거리던 것인데 우리 시대에 맞지 않다.

판소리는 사람을 흥분시키지 못하며 투쟁에로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판소리로 군대 전투마당으로 달려나가게 할 수 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다.

남도창은 옛날 양반들의 노래 곡조인 데다가 듣기 싫은 탁성을 낸다. 이것은 자연스러운 발성법과는 완전히 모순된다. 조선사람의 목소리가 본래 아름다운데 고운 처녀가 쐑소리를 내는 것은 정말 듣기 흉하다"고 질타했다.

 

그의 이런 주장이 있고 난 후 북한 국악계에서 남도창과 판소리는 설자리를 잃어버렸으며 민족예술극장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버렸다.

김일성은 판소리를 보존은 하지만 장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판소리하는 사람을 100명에 한 사람쯤 남겨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지만 이미 대세는 판소리 일소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심지어 판소리를 연구하는 사람조차 지방으로 쫓겨나는 판이었다.

 

북한은 90년대 들어 민족예술극장을 부활시키고 국악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이미 30년 이상 끊겨진 명맥을 지금에 와서 이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