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공연 탈피 퓨전무대 선봬

판소리·타령을 창극으로 재즈로

창작 ‘노총각 거시기가’도 제작

춤·노래·입담 한데 어울려



소리꾼의 쇼가 25일과 26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소리꾼 남상일은 국립창극단의 젊은 스타. 올해 국립극장이 선보일 기획공연 시리즈 첫 번째 무대가 ‘남상일의 100분 쇼’다.

국악계에서 어떤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남상일은 올해 서른넷의 젊은 소리꾼. 국립창극단 최연소로 입단한 그는 ‘춘향2010’의 몽룡, ‘청’의 심봉사, ‘적벽’의 조조 등으로 나서며 정통 창극에서 인정을 받았다. 창작판소리 ‘노총각 거시기가’를 직접 제작하며 프로듀서로서 실력을 발휘했고, 지난해엔 ‘올해의 국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1세기 창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는 그답게 ‘남상일의 100분 쇼’ 공연을 전통 판소리가 아닌 무대로 100분을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들어낼 예정이다. 이번 공엔에서는 관현악과 어우러진 판소리, 창극의 묘미가 가득한 심청가, 남도민요와 재즈가 함께하는 퓨전 무대에 3도 굿소리를 비교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쇼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가요 ‘봄날은 간다’로 출발하며 친근하게 다가간다. 1953년에 백설희 노래로 발표된 곡으로, 전쟁의 폐허 속에서 슬프게 다가오는 화사한 봄날의 풍경과 정취를 담아 공감도를 높였다. 이미자, 조용필, 장사익 등 여러 가수가 다시 불렀지만, 남상일은 이번 무대에서 판소리 창법과 국악관현악 반주로 새롭게 선보인다. 


‘장타령’과 창작판소리 ‘노총각 거시기가’도 국악관현악단과 호흡을 맞춰 부른다. ‘장타령’은 장이나 길거리로 돌아다니며 구걸하던 각설이패들이 부르던 노래. 각 지방에서 열리는 장의 특징, 그리고 지배계층에 대한 풍자가 담겨 있다. 창작판소리 다섯 바탕 전 중 하나인 ‘노총각 거시기가’는 남상일 특유의 입담과 재치가 더해져 유일하게 관현악곡으로 편성될 만큼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판소리 심청가 중 희극적인 요소가 강한 ‘심봉사와 뺑덕이네 황성 가는 대목’은 창극으로, 남도지방의 대표적인 잡가를 소리꾼들이 세련되게 다듬은 남도민요 육자배기, 흥타령, 새타령은 재즈와 함께 소리한다. 


춤과 노래와 음악이 어우러져 종합예술로 꼽히는 굿은 진도 씻김굿, 동해안 오귀굿, 서울굿 중 ‘대감놀이’를 자신이 이끄는 실내악단 수리의 반주에 얹어 소리를 한다. 세상 떠난 이가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씻어 편안한 세계로 갈 수 있게 바라는 굿과 터줏대감에게 복을 비는 굿으로 관객들에게 올해 평안을 비는 기원도 함께 전한다.

국립극장은 ‘남상일 100분 쇼’에 이어 매달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기획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무용단은 문창숙, 이지영, 박윤정, 이소정의 ‘춤으로 꾼 꿈’을, 국립국악관현악단에서는 팝, 뉴에이지, 월드뮤직을 아우르는 국악 콘서트 ‘뚝딱’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윤정현 기자/ hit@heraldm.com